당가풍운 - 8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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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산시제일미(陝西第一美)
뭔가 수상함을 느꼈다가 헛걸음만 한 구숙정은 원래 목적지인 취의청으로 향했다.
취의청으로 가는 길목은 한적하고 고요하여 그녀를 제외하면 주변에 아무도 찾을 수가 없었다.
차분한 걸음걸이로 걸어가던 구숙정의 눈에 휘적휘적 팔을 흔들며 걸어오는 청년이 보였다.
구숙정의 눈가가 절로 찌푸려지며 좁혀들었다.
청년은 구숙정의 앞에 서서 고개를 까닥였으나 보기에도 예의를 벗어난 망나니 행동이었다.
"헤헤헤. 하늘같이 높기만 하던 마님을 여기에서 뵙게 되는군요. 헤헤."
구숙정의 얼굴이 서릿발 같은 냉기로 얼어붙었다. 구숙정은 긴장이 감도는 곳에서 대낮부터 술 냄새를 풍기며 돌아다니는 당정을 잠시 노려보다가 이내 혀를 끌끌 찼다.
"이제 자네도 정신을 차려야지. 언제까지 그러고 다닐 것인가."
매섭고 싸늘한 구숙정의 말에 당정은 팔다리를 흔들며 웃었다.
"헤헤헤. 헤헤헤. 저 같은 폐물이 정신을 차린다고 될 게 뭐요. 헤헤헤. 정신을 차려서 무엇할까요. 다시 소주(少主)나 되어볼까. 헤헤헤."
미친 사람처럼 몸을 흔들며 웃는 당정의 눈에 광기가 흐르고 있었다.
구숙정의 눈가가 더욱 찌푸려지면서 옆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마치 미친개를 피하는 것처럼.
"정신을 차리시게. 이게 무슨 망발인가?"
눈꼬리가 위로 사납게 치켜 올라간 구숙정이 노여운 말투로 당정을 꾸짖자 당정은 구숙정을 지나치며 웃었다.
"그렇죠. 그래야지요. 낭중지추(囊中之錐:능력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스스로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는 뜻)라. 하하하. 헤헤헤."
마치 미친 듯이 웃으며 지나치는 당정을 쳐다보며 구숙정의 아미는 깊게 골이 파였다.
순간 당정의 시선이 치마에 감싸인 구숙정의 하체로 향했다.
한눈에도 중년의 무르익은 여체임을 알 수 있었다.
당정의 눈에 이채가 스쳐 지나갔다. 당정의 입가가 살짝 올라가더니 그는 냉엄한 기풍을 번뜩이며 걸어가는 구숙정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사내를 뇌쇄시킬 것 같은 탐스러운 엉덩이의 곡선이 그대로 비쳤다.
유난히 풍만한 구숙정의 엉덩이는 그녀가 걸을 때마다 흔들렸다.
당정은 앞서 걷는 구숙정의 몸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잘록한 허리의 곡선과 그 아래 종마의 그것인 양 커다란 엉덩이가 교묘하게 좌우로 일렁거리면서 흡사 남자를 유혹하는 것만 같았다.
위를 향해 바짝 올라붙은 엉덩이는 어떤 여자의 그것보다도 훨씬 육감적이었을뿐더러, 분홍빛 비단 치마 위에 살짝 도드라진 엉덩이 선을 발견했을 때는 숨이 막혀버릴 것만 같았다.
씰룩대는 엉덩이. 광기 어린 웃음을 지은 당정의 하체 하물 부위가 불룩하게 치솟았다. 당패에 대한 복수가 생각났다.
당정은 바지춤의 주머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만일을 대비해 가지고 있던 약봉지를 꾹 움켜쥐어 꺼냈다.
그리고 구숙정에게 소리 없이 다가가 그녀의 입을 약 가루로 묻은 손으로 틀어막았다.
구숙정이 당정의 접근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당정은 구숙정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다.
한 칸의 밀실
허름한 것으로 보아 사람이 찾지 않거나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는 방 같았다.
"아아.....흑!"
"으음!"
지금 그 밀실에는 거친 신음과 숨 가쁜 교성이 끈적끈적하게 뒤엉켜 흐르고 있었다.
밀실의 한쪽에 놓여 있는 넓은 침대 위에는 한 쌍의 육체가 뱀처럼 휘감긴 채 뒹굴고 있었다.
전라의 몸으로 몸부림치고 있는 여인의 나이는 사십 대 중반 정도였다.
하지만 몸매만큼은 여전히 탄력을 잃지 않은 뇌쇄적인 모습이었다.
백설같이 희고 흐드러진 속살, 중년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풍만하고 탐스러운 한 쌍의 젖가슴, 불룩하고 기름진 아랫배, 희디흰 피부에 미끈하게 뻗어 내린 두 다리.
그사이에는 짙고 무성한 검은 숲이 빽빽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히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중년 여인의 육체였다.
그리고 중년 여인의 한껏 벌어진 허연 두 다리 사이에는 젊은 사내가 들어가 짐승처럼 헐떡이고 있었다.
"흐흐! 기막히군! 헐거운 듯하면서도 착착 휘감기는 맛이라니!"
중년 여인의 농염한 육체 위에서 엉덩이를 쉴 새 없이 흔드는 사내의 입에서 뜨거운 숨결이 터져 나왔다.
사내는 여인의 왼쪽 다리를 들어 어깨에 걸친 자세로 하체를 움직이고 있었다. 그 때문에 두 남녀의 몸이 결합한 장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였다.
흐드러진 허벅지 사이에 자리한 깊은 동굴로 뱀같이 징그러운 형체의 살덩이가 능란하게 드나들고 있었다.
사내의 성기를 머금은 여인의 검붉은 살점은 흥건한 음액에 젖어 더욱 음란하게 보였다.
"아흐윽! 아아아!"
사내의 흉물이 하체를 쑤실 때마다 여인의 입에서 자지러진 비명이 터져 나왔다.
지금 사내에게 깔려 열락에 몸부림치고 있는 중년 미부의 정체는 바로 구숙정이었다.
당가의 가모이며 이십 년 전 섬서제일미였던 기품있고 고아한 귀부인.
하지만 지금은 귀부인의 탈을 벗어 던지고 흡사 발정 난 암캐처럼 헐떡이고 있었다.
구숙정의 눈빛은 초점이 없어 보였다. 지금 그녀는 강렬한 음약에 취한 상태였다.
"흐흐!"
연신 허리를 흔들며 중년 미부의 나신을 짓누르고 있는 사내는 거칠게 숨을 헐떡이며 득의에 찬 음소를 흘렸다.
사내의 정체는 당정이었다.
"지금까지의 분풀이다! 네년의 남편을 원망해라!"
구숙정은 아들뻘인 조카 당정에게 정절을 잃고 무참하게 유린당하고 있었다. 오직 남편인 당패의 양물만을 받아들였던 구숙정의 검붉은 동굴에 지금 당정의 양물이 힘차게 드나들고 있었다.
두툼한 조갯살이 한껏 벌어진 그녀의 음부는 정액과 애액을 줄줄 흘리면서 당정의 양물을 뿌리까지 삼켰다.
"크하하!"
당정은 미친듯한 소리를 터뜨리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평상시의 고매한 기품과 차가운 위엄은 사라지고 고통과 황홀경으로 일그러져 있는 구숙정의 얼굴이 보였다.
"후후후! 마님, 기분이 어떻습니까? 가주님보다 제가 더 낫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그런 모양이군요?"
당정은 자기 몸 밑에서 깔린 구숙정의 육체를 더욱더 강하게 속박하면서 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유방을 강하게 빨아들였다.
어두운 빛깔을 띤 구숙정의 유두가 입 안에서 느껴졌고 당정은 혀와 이빨로 그것을 희롱했다.
구숙정은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리기라도 한 듯이 온몸에 퍼지는 쾌감의 파도에 이리저리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광란적으로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흐느꼈다.
당정은 음산하게 웃으며 한창 겁탈하던 구숙정의 몸에서 떨어졌다. 구숙정의 옥문을 세차게 드나들던 당정의 성기가 빠져나왔다.
"아학! 제발..."
구숙정은 아랫도리가 허전해짐을 느끼며 안타깝게 신음했다. 입가에는 당정의 정액 일부가 입술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두 다리를 활짝 벌려 당정에게 들이대며 간절한 표정이 되었다.
한껏 벌어진 허벅지 사이의 중심부에는 질펀하게 젖은 동굴이 음란하게 벌름거리고 있었다.
구숙정의 은밀한 비궁은 차갑고 엄한 외모와는 너무도 대조적으로 자극적이고 관능적이었다.
"흐흐흐!"
당정은 히죽 웃으며 여체를 강제로 뒤집어 놓았다.
"흐윽..."
당정은 중년 미부의 살찐 허리를 뒤에서 끌어 올려 그녀를 짐승의 암컷 같은 자세로 만들었다.
구숙정은 엉덩이를 뒤로 내밀고 머리를 처박은 채 개처럼 자세를 취했다.
달덩이같이 허여멀건 구숙정의 엉덩이가 한껏 높이 추어올려졌다.
당정은 구숙정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나이 때문에 구숙정의 엉덩이는 조금 처져 있었지만, 그토록 고고하고 어릴 때부터 자신을 업신여기고 깔봤던 여자의 엉덩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구숙정의 투실투실한 엉덩이 사이로 국화꽃 모양을 한 항문의 짙은 주름들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놀랍게도 이미 당정에게 한껏 유린당한 듯 구숙정의 항문은 동그란 모양으로 훤하게 열려 있었고 그 안에는 허연 정액들이 가득했다.
당정은 한 손으로 자신의 거대한 고깃덩어리를 쥐어 그 탐스러운 엉덩이 사이로 거칠게 밀어 넣었다.
"하아악!"
거대한 이물질이 뒤로부터 밀려들어 옴을 느끼며 구숙정의 두 눈이 하얗게 치떠졌다.
"크크큭! 당패! 네 마누라가 나의 노리개가 되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다!"
당정은 짐승의 암컷 같은 자세로 엎드린 구숙정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거칠게 하체를 움직이며 미친 듯이 소리를 터뜨렸다.
당정은 더욱 빨리 허리를 움직이며 구숙정의 젖가슴을 세게 잡아 쥐었다.
"크흐흐! 늙은 년치고는 꼭꼭 죄어대는 게 일품이군!"
당정이 몰아칠 때마다 달덩이같이 탐스러운 구숙정의 엉덩이가 허공에서 푸들푸들 경련을 일으켰다. 사내라고는 남편밖에 모르던 그녀의 몸은 당정에게 유린당하면서 지독하고 격렬한 쾌감을 맛보고 있었다.
구숙정은 이성을 잃은 채 울부짖었다.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는 요염하게 요동치며 당정의 행위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허연 엉덩이 사이로 거칠게 드나드는 검붉은 사내의 살덩이.
여체의 음부는 질펀하게 젖어있었고 질구를 쑤셔대는 흉물도 물기에 젖어 번들거렸다.
뒤에서 거칠게 찔러대던 당정은 구숙정의 활짝 갈라진 엉덩이 사이에서 움찔거리며 정액을 토해내는 거뭇한 빛깔의 항문에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뜨거운 감촉이 당정의 손가락을 감싸고 돌았다.
당정의 가운뎃손가락이 자기 항문 속을 후벼파듯이 거칠게 꿰뚫고 들어가자 구숙정은 고통과 희열에 들뜨며 자지러졌다.
"하아악!"
한순간 구숙정은 숨넘어가는 듯한 단말마의 비명을 내질렀다. 네발로 엎드린 그녀의 몸이 활처럼 휘어지며 뻣뻣하게 경직되었다.
그와 함께 하얗게 눈을 까뒤집으며 전신을 푸들푸들 경련하는 여체.
구숙정은 입에 하얀 거품까지 물며 격렬한 전율에 몸서리쳤다.
"아아아...흐윽..."
다음 순간 그녀의 교구는 그대로 침상 위로 무너졌다.
"후후, 정말 대단하군! 가모님께서도 결국 한낱 계집에 불과하셨군요?"
당정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구숙정의 음문에서 자신의 실체를 빼냈다.
장시간 여체를 능욕했건만 당정의 살덩어리는 여전히 힘을 잃지 않은 채 꿈틀대고 있었다.
구숙정은 여전한 열락의 잔영에 끊임없이 몸을 떨고 있었다.
민망하게 벌어진 그녀의 동굴에서는 정액과 애액이 연신 흘러나와 침상을 적셨다.
당정은 구숙정의 머리채를 움켜쥐고는 섬뜩한 목소리로 외쳤다.
"임신시켜주지! 네년의 오만하고 신성한 자궁에 있는 대로 나의 정액을 싸질러놓을 것이다!"
* * *
사천당가의 외원에서 내원으로 들어올 수 있는 여러 영역 중 하나. 철통같은 감시하에 놓여있는 그 영내의 중앙에서 여러 대의 마차가 조용히 멈춰 있었다.
소가주 당종은 깊고 어두운 시선으로 마차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창 마차들을 응시하던 당종은 만족스러운 듯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마차의 표면은 선명한 칼자국과 핏자국 등으로 엉망이었고 몇몇 마차는 망가져 있었다.
휘리릭!
순간 공기를 가르는 파공성이 들리면서 몇 개의 그림자가 당종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볍게 떨어져 내렸다.
흡사 허공에서 나타난 것 같은 세 명의 흑의 인들은 곧장 당종에게 부복하며 외쳤다.
"등사전(騰蛇展) 소속 당유백, 삼가 소가주님께 인사를 올리옵니다!"
당종은 가장 선두에 나와 있는 당유백을 내려다보며 조용히 말했다.
"상황을 보고하라."
당유백은 공손히 대답했다.
"절곡 조사를 위해 절곡으로 향하였던 광혼전주 당후님과 그 휘하 인원들의 유일한 흔적입니다. 절곡으로 진입하지는 않았으나 그 일대와 마차들을 조사한 결과...아무래도 전멸했다고 추정됩니다."
"이런. 결국 그렇게 된 것인가? 실로 비통한 일이군."
그러나 당종의 얼굴은 결코 애석해 하거나 슬퍼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아버님에게 새로운 광호전주가 필요하다고 보고드려야겠군. 광혼전의 인원 보충 역시. 수고했다. 개략적인 보고는 내가 직접 가주님에게 할 것이니 이만 물러가도록!"
당유백을 포함한 흑의 인들은 얼른 고개를 조아리고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당후도 사라졌군. 이제 남은 건 당조경 뿐인가...)
당종은 얼굴을 찡그렸다. 이렇게 전대 가주 세력을 제거하고는 있었지만 가장 핵심적이고 큰 위협은 따로 있었다.
두응향과 당정.
당종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장 먼저 그들을 제거했더라면 이런 번거로운 일을 벌일 필요는 없었으리라.
더구나 당패가 계속 두응향과 당정을 보호하면서 시작되었던 부친과 모친의 불화는 나날이 심해지고 있었다.
당종은 그 일을 생각하자니 가슴이 아팠다. 친아들 된 도리로 어떻게든 그사이를 다시 화목하게 해보려 노력해보았지만, 이제는 되돌릴 길이 막막해 보였다.
비록 어머님이 선천적으로 차가운 사람이기는 하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에도 충분히 고마워하고 감동하니 아버님이 먼저 물러나 어머님을 애정으로 대할 것을 여러 번 부탁했지만 당패는 그저 웃어넘기며 고개를 끄덕일 뿐 자기 말대로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 듯했다.
문득 당종의 머릿속으로 어린 시절 아버님과 어머님의 손을 잡고 호숫가의 꽃밭을 거닐던 장면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모두가 화목하고 사랑으로 넘치던, 참으로 행복했던 시절이었지만 이제는 절대 손에 닿을 수 없는 추억이었다.
(대체 아버님이 무슨 생각을 하시고 계시는지 알 수가 없군!)
당종은 굳은 얼굴로 걸음을 옮겼다. 최근에는 어머님의 심정도 이해가 되었다.
항시 두응향과 그 아들인 당정을 감싸는 아버님이 그에게도 불만이었다.
당종이 한창 취의청 쪽으로 향하며 이제 사용하지 않는 작은 건물 근처를 지나치려 할 때였다.
두 남녀의 인기척이 들려 왔다. 좀 더 주의를 집중해보니 두 남녀의 가쁜 숨소리였다.
남자의 짤막하게 끊기는 외마디 신음에 섞여, 여자의 할딱대는 숨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감히 어떤 놈들이!)
당종은 분노를 감추지 않은 얼굴로 문에 다가갔다. 그는 단숨에 뛰어 들어가 혼을 내줄까 했지만, 일단은 기척을 감추며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어스름한 불빛 아래 사내가 한 중년 미부의 몸 위에 올라 타고 있었다.
"흡!"
당종의 얼굴이 절로 붉어졌다.
사내와 몸을 섞은 채 마구 교성을 질러대는 여인의 정체는 어머님이었다.
사내의 하체가 힘차게 구숙정을 내려찍고 있었고 그녀의 몸은 발이 위로 올라 간 채 엉덩이를 중심으로 들썩거리고 있었다.
사내는 두 손으로 모친의 하체를 최대한 열고는 허리를 힘껏 내리눌렀다.
사내의 육중한 체구가 아래위로 흔들렸고 하얗고 매끈한 여자의 다리가 위로 들어 올려진 채 남자의 허리를 휘감았다.
침대의 삐걱대는 소리가 거친 숨소리에 섞여 들려왔다.
살과 살이 부딪치는 소리와 자지러질 듯한 교성에 당종은 숨이 막히는 것만 같았다. 아무래도 아버님과 어머님이 모처럼 사랑을 나누고 있는 듯했다.
(내가 무슨 짓을.)
벌게진 얼굴로 그 열락의 광경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당종은 부모의 침상을 엿보는 자신을 스스로 자책하며 얼른 눈을 뗐다.
당종이 서둘러 자리를 비키려 하는 그 순간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흐흐, 더러운 년!"
당종은 사내의 정체가 당정임을 깨닫고는 대경실색했다.
"아...아...아흥.."
"헉...크윽!"
당종은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듯 오직 행위에만 열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당종은 모친의 이지를 상실한 눈동자를 확인하고는 당정 놈이 음약 같은 것을 사용해 모친을 겁탈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머리는 얼른 뛰어들어 어머니를 구해야 된다고 외치고 있었지만 당종의 전신은 음란한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사내의 성기에 꿰뚫린 모친의 음부를 바라보던 당종의 눈이 욕정의 빛으로 물들어 번들거렸다.
당정은 구숙정의 상체를 끌어안고는 입술과 입술을 맞추었다.
놈의 혓바닥이 구숙정의 입을 헤집고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구숙정의 입은 완전히 벌어지며 그의 혀를 받아들이고 있었고 음란한 신음과 함께 침이 섞이는 소리가 들렸다.
아들이 자신의 음란한 모습을 훔쳐보는 것도 모른 채 구숙정은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며 몸부림쳤다.
당정의 흥분한 엉덩이가 연신 구숙정의 하반신을 내려찍자, 그녀는 가랑이를 한껏 벌린 채 허리를 움직여 당정의 몸을 받아 내었다.
둘의 움직임 속도가 점점 빨라지며 혀로 뒤섞인 구숙정과 당정의 입에서는 자극적인 신음이 계속 터져 나왔다.
드디어 당정은 몸을 요동치기 시작했다.
구숙정은 당정의 몸을 팔로 감아 안으며 그의 절정을 도와주며 자신도 최고의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억센 당정의 몸은 마치 구숙정의 몸을 부수기라도 할 것 같았다.
당정의 입에서 마지막 신음이 토하듯 쏟아져 나오며 그는 엉덩이를 구숙정의 질구, 자궁을 향해 마치 방아를 찧듯이 움직였다.
마침내 움직임을 멈춘 당정은 구숙정 몸 깊숙이 파고든 채 파르르 떨기 시작했다. 사정의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그리고는 그대로 구숙정의 몸 위에 널브러져 버렸다.
이미 비명을 지르는 듯한 교성을 한참이나 내질렀던 구숙정은 요염한 한숨과 함께 절정의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당정의 양물이 구숙정의 비밀스러운 그곳에서 떨어져나오면서 당종은 모친의 은밀한 아래 입을 어렴풋이나마 볼 수 있었다.
어머니의 하체에 무성하게 난 검은 숲.
활짝 벌어진 검붉은 속살과 구멍.
당종은 침을 삼켰다.
조금 전 당정이 질펀하게 싸놓은 정액으로 범벅이 된 그곳은 마치 조개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을 그대로 드러내며 흉한 구멍과 함께 정액과 애액을 토해내고 있었다.
당종은 이미 한껏 발기한 자신의 양물이 터질 것만 같다고 느끼며 급히 자리를 피했다.
* * *
임미령은 저녁 내내 침실을 서성이면서 후회와 걱정을 한다.
(조카와 그런 일을 벌이다니. 이 일을 어쩌지?)
서성이던 임미령은 문에 기대어 섰다.
(내가 나쁜 년이지. 아무리 유혹했어도 단호히 거절했어야 하는 건데.)
연희는 욕실에서 남도 아닌 조카 당정과 불륜을 저지른 생각을 하면서 불안에 떨었다.
(그리고 욕실에 있던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흔적 없이 사라질 수가 있지? 혹시 무공을, 무공을 회복했나?)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임미령은 손을 이마에 얹고 생각했다.
(어떡하면 좋지?)
임미령은 걱정하면서도 당정을 생각하자 머릿속에는 당정이 밀어붙이던 강력한 힘에 아랫도리가 후들거렸다.
임미령은 눈을 감았다.
늦은 밤.
당정은 조심스럽게 당조경이 기다리고 있을 전각으로 향했다.
불현듯 자기 몸 아래 깔려 허우적대는 구숙정의 모습이 나타났고 당정의 마음은 알 수 없는 뒤틀림으로 꿈틀거렸다.
원수의 여인을 정복했을 때, 더구나 항상 거만하고 도도하던 당가의 빙화를 정복했을 때 당정은 복수의 통쾌함과 도착적 쾌감에 전율하며 구숙정을 온갖 부끄러운 체위로 능욕했다.
하지만 그러한 쾌감은 찰나에 불과했다. 복수를 위해 구숙정을 짓밟았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당정은 스스로가 추악하다고 느꼈다. 어머님을 유린한 당패 놈과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 사실을 당정은 구숙정과의 격렬했던 열락의 폭풍이 끝나고 명백히 깨달았다.
구숙정의 활짝 벌려진 허벅지 사이의 음부에서 허연 정액이 흥건하게 흘러넘쳐 내렸고 당정의 양물은 여전히 힘을 잃지 않고 솟아있었다.
오직 당패의 양물만을 받아들인 구숙정의 검붉은 동굴.
그 은밀한 밀궁에 자기 성기를 깊숙이 삽입하고 여러 차례 정액을 토해낸 것이다.
당패처럼...
그 순간 당정은 혐오감에 몸을 떨었고 자신의 양물을 잘라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의 뇌리로 알몸으로 뒤엉켜 헐떡이는 당패와 구숙정의 모습이 떠올랐다.
더구나 자신이 맹렬히 허리를 맹렬히 움직일 때 음약에 취한 구숙정은 허연 엉덩이를 관능적으로 흔들며 남편의 이름을 불렀다.
한창 구숙정을 탐닉하던 그때만 해도 아무렇지 않던 그 사실이 뒤늦게 당정의 머릿속으로 파고들었다.
당정은 서서히 힘을 잃어가는 자신의 양물을, 그리고 희멀건 정액을 쏟아내며 벌름거리는 구숙정의 조갯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마지막으로 구숙정의 몸속에 정액을 토해내기 전 당정의 양물은 그녀의 음문에 뿌리까지 세차게 삽입되었다가 뽑혀 나오기를 반복했었다.
그때만 해도 복수의 쾌감과 승리감에 흠뻑 물들어있던 당정은 자신의 것과 구숙정의 것이 서로 단단히 결합한 부위를 내려다보며 미친듯이 웃음을 터뜨렸었다.
그리고 오래전에 구숙정과 부부의 인연을 맺은 당패의 양물 또한 그녀의 음문을 뚫고 들어가 수도 없이 진퇴를 반복했을 것이다.
그 생각에 당정은 구역질이 치밀어올랐다. 급히 의복을 걸친 당정은 가랑이를 벌린 채 정신을 잃은 구숙정에게 침의를 입히고 빠져나왔다.
구숙정을 겁탈해 당패에게 복수했다고 기뻐했지만, 실상은 놈의 부인과 몸을 섞으면서 그토록 혐오하는 당패가 되어버린 것이다.
(망할...)
당정은 이를 악물고 그러한 감정을 머릿속에 지워버렸다.
지금 자신은 복수에 전념해야만 했다.
어느새 당정의 소리 없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절곡으로 통하는 입구는 단 한 군데며 그 길목은 세가의 인원들이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어 잠입 자체는 힘들 것이외다."
당조경을 바라보며 당정은 나직하게 말했다.
"그동안 시조의 절기는 누구도 몰랐던 일이었는데 아버님께서 어느 날 절곡에 유훈이 남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님이 그 사실을 아시게 된 경로가 궁금하군요."
당조경은 당정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폐인으로 있던 당정이 은밀히 자신을 찾아와서 밀담을 나누고 있다.
당조경은 당정이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두는 것 자체가 희망적으로 생각되었다.
"글쎄요. 제가 알기로는 현가주가 서각에서 시조가 남긴 책자를 찾아서 같이 연구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당정은 이마를 찌푸리고, 깊은 생각에 잠기었다.
"전주는 당시 최초로 절곡을 조사했던 인원들과 절곡과 본가를 연락했던 사항에 대해서 좀 더 조사해주세요. 그리고."
당가의 새벽은 활기차고 부산했다. 그리고 폭신한 침상에서 중년 미부가 눈을 감은 채 누워 있었다.
당가의 가모 구숙정!
구숙정은 눈을 살짝 뜨며 신음했다.
역겨운 내음이 그녀의 코끝으로 파고들었고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열기와 고통이 육체 곳곳에서 느껴졌다.
그녀는 손을 아래로 내리어서 가만히 하체에 갖다 대어 얇은 침의를 헤치고는 은밀한 비지에 손을 대었다.
"윽!"
아직도 입을 활짝 벌린 채 갈라진 자신의 조갯살 사이로 배설된 정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용광로 같이 뜨거운 구멍에서 늘어진 음순을 따라 허연 정액이 뚝뚝 떨어졌고 침상은 정액과 애액이 흘러내려 마치 소변이라도 싼 듯 넓게 젖어 있었다.
"크윽!"
자궁을 뒤흔드는 뻐적지근한 고통에 구숙정은 이를 악물었다.
"당정. 감히 나를, 나를! 더러운 놈이 나를 능욕하다니!"
당정의 음욕에 찬 얼굴과 뒤틀린 미소, 밤새껏 시달린 열락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당정은 자기 몸 위에서 헐떡이며 날뛰었고 음약에 취해있던 그녀는 당패의 이름을 부르며 몇 번이고 절정을 맞이했었다.
구숙정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피가 나올 정도로 입술을 깨물었다.
두응향의 아들놈에게 정절을 잃고 몸이 더럽혀진 것이다.
증오와 고통으로 일그러진 구숙정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창가로 아침의 햇살이 들어와 누워있는 임미령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새벽까지 잠을 설치었던 임미령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머리를 매만졌다. 밤새도록 회한과 알지 못할 기대감에 뒤척였던 임미령이었다.
"고모님, 저 이제 본가로 들어가야겠어요. 아버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임민의 말에 임미령은 한숨을 쉬며 나직이 말했다.
"이제 너마저 가버리면 어쩌니?"
임미령의 처량한 목소리에 임민은 임미령에게 다가가 살짝 안으며 말한다.
"고모님, 조만간에 제가 아버님께 여쭈어서 다시 올게요."
"그래 다음에 또 오렴."
"고모님, 정가가, 불쌍한 우리 정가가 고모님이 잘 보살펴주세요."
임미령의 이마에 땀이 솟았다.
"그, 그래. 알았어."
"오빠가 머지않아 우리 집에 매파를 보낸다고 말했어요."
밖으로 나서는 임민의 뒤를 따르며 말했다.
"그, 그래."
"고모님도 아버님께 잘 말씀해주세요. 그래 주실 거죠?"
"음. 그래야지."
대답하는 임미령의 말에는 힘이 없다.
* * *
신주평(新株平)!
당가로 들어서는 길목에 한 무리의 장한들이 어울려서 드잡이질하고 있었다.
챙!
비도는 땅을 찌르며 허공으로 튀어 오르며 소리를 질렀다.
다시 튀어 오르는 비도의 손잡이를 잡은 당종의 신형이 뒤로 신속히 물러남과 동시에 뒤이어 두 명이 앞으로 치달으며 암기를 뿌리었다.
그때, 뒤쪽에서 뒷짐을 지고 있던 금빛 장포를 입은 중년 장한이 앞으로 나서며 커다란 손을 흔들자 암기들이 저절로 장한의 소맷자락 안으로 빨리어 들어갔다.
"만류귀종!"
당가의 인원들의 입이 벌어지며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일수경진(一手驚振) 갈무생!"
당가 쪽에서 당무외가 나서며 일갈을 터트리자 갈무생은 일소를 흘리며 시선을 돌리었다.
"네, 네가 어찌 종남파 편을 거드느냐?"
당무외가 난처한 목소리로 물었으나 갈무생은 냉소를 치며 말했다.
"이미 시작된 싸움! 구차하게 떠들지 말고 각자 맡은 일이나 하세."
갈무생이 일보를 내디뎠다.
저벅!
겨우 한 걸음이었으나 그 일보에 주위의 공기는 얼어붙었고 다시 일보를 내딛자, 살기가 퍼져나가며 마주한 담가 인원의 몸을 얼어붙게 했다.
다시 갈무생이 한 발을 내딛자 당가의 인원들은 절로 한발을 물러섰다. 생사를 건 싸움터에서 기세에 밀리면 이미 가망이 없는 것.
"이, 이이..."
당무외는 입술을 깨물고는 앞으로 짓쳐가며 소매를 뿌리었다.
쉬이익-
갈무생이 코웃음을 치며 마주 오는 당무외와 어울렸다.
난타전은 짧았다. 짧은 신음과 함께 당무외가 땅에 털썩 떨어졌다. 코와 귀에서 가느다란 핏줄기를 흘리는 것이 심한 내상을 입은 듯했다.
(어쩔 수 없군.)
당종은 당무외 마저 일패도지(一敗塗地) 당하자 입술을 깨물며 후퇴의 신호를 하기 위해 손을 들었다.
"....!"
문득, 당간 문도를 향해 일보를 내딛던 갈무생이 고개를 쳐들고 오른쪽을 쳐다보았다. 바윗돌이 무성한 경사지에 한 청년이 등을 기댄 체 전장을 쳐다보며 헤픈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당가의 폐인, 폐출(廢黜)당한 당가의 소가주 당정이었다.
갈무생의 시선을 따라 혹시나 하고 시선을 돌리었던 당가의 무사들은 내심 한숨을 쉬었다. 종남파의 문인들도 이미 당정을 알아본 듯 냉소를 쳤다.
(버러지 같은 놈.)
짐승처럼 헐떡이며 모친의 흐드러진 육체를 짓밟은 당정이 나타나자 당종은 이를 갈았다. 무공도 쓸 수 없는 폐인이 왜 여기에 나타났는지는 모를 일이었지만 당종에게는 상관없었다.
(제 발로 죽으러 나왔군!)
하지만 갈무생만은 예외였다. 당정을 향해 몸을 돌리고는 슬금슬금 문호를 개방했다.
앞에 있는 당문 문인들과 대할 때와는 전혀 다른 신중한 태도였다.
일견에도 갈무생이 긴장을 하는 것이 느끼어졌고 당문문인들과 종남문도들은 어리둥절해서 당정을 주시했으나 당정은 여전히 건들건들 거리고 있는 것이 마치 장안의 불량배 같기만 하였다.
"당문에 너 같은 인물이 있다니. 네가 당정이냐?"
갈무생의 입에서 침중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헤헤헤. 맞아. 내가 당정이지. 인제 그만 돌아가지? 아니, 아니야. 이미 피를 봤으니 너도 그만치 흘리어야지."
"이놈!"
갈무생의 뒤에서 종남파의 한 문인이 노갈을 터트리며 칼을 빼 들고는 당정을 향해 쏘아갔다.
당정은 여전히 건들거리면서 서 있었다. 문인의 칼이 지척에 다다를 무렵 당정의 손이 흔들리는 듯싶었다.
"커억!"
종남 문인은 비명을 지르고는 뒤로 신형이 물러났다. 아니 물러난 것이 아니라, 빠른 속도로 튕겨 나갔다.
털썩!
바닥에 널브러진 문인을 향해 종남 문인이 다가갔다.
종이처럼 구겨진 신체를 펴자 문인은 이미 숨이 끊겨 있었고, 심장 부위에 조그만 구멍이 나 있었다. 마치 지력 같았는데 허공을 격하고 일어난 일이라 무공의 원류를 알 수가 없었다.
"음..."
갈무생의 입에서 다시 신음이 흐르고 당종과 당문의 문도들도 입을 벌리었다.
"헤헤헤. 혈향(血香)이. 헤헤헤. 혈향이 나를 미치게 하는군. 어서 오라고. 아니면 내가 갈까?"
건들거리던 당정이 돌연 경사진 비탈을 뛰어 내려왔다.
탁탁탁-
가공할 속도로 뛰어 내려오던 당정과 갈무생이 난마로 어울렸다. 귀신의 곡소리와 함께 그는 급격히 앞으로 달려 나가는데 양 소맷자락에서 바람과 파도 소리가 밀려드는 것 같았다. 그와 함께 갈무생의 금빛 장포 자락도 웅웅 소리를 냈다.
탁! 탁! 탁!
인영이 위아래로 급격하게 뒤집히고 쫓고 쫓기는 중에 놀라운 정도로 빠른 속도의 가는 암기가 두 인영의 움직임 사이사이마다 난무했다.
귀를 찌르는 듯한 전율스러운 곡소리와 강경한 기운에 의해 발산되어 나오는 바람. 파도 소리가 한데 어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슝슝하는 암기들의 파공음...
신형이 엇갈리고 주위의 공기가 퍼지는 살기로 인해 얼어붙었다. 당정과 갈무생의 신형이 쾌속하게 흔들리고 군중들은 누가 누구인지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어울려 돌아갔다.
펑!
굉음과 함께 갈무생이 비틀거리면서 물러섰다.
"우욱!"
갈무생의 허리가 구부러지면서 검은 피를 토해냈다. 상체 곳곳에 주먹으로 얻어맞은 자국이 나는데 그 부위의 옷이 헤어져 살이 보였고 그 살은 이미 시커멓게 죽어있었다. 당정과 부딪힌 손과 발이 말을 들지 않을 정도로 타격을 입어 통제 불능이었다.
"좋아, 좋아. 오랜만에 몸을 푸니 상쾌하기만 하군. 헤헤헤. 이제 끝을 봐야지?"
당정의 신형이 마치 쭉 늘어나는 것같이 보이더니 뒤로 물러서고 있는 갈무생의 머리를 주먹으로 쳤다. 그리고 그 뒤쪽에 있던 종남 문인들은 사방으로 흩날리는 갈무생의 뼈와 피를 고스란히 뒤집어썼다. 머리통 없이 비틀거리던 갈무생의 몸이 이윽고 쓰러지더니 퍼덕퍼덕 경련을 일으켰다.
"으으으..."
"이, 잔인한 이미 대항할 수 없는 사람을."
비명조차 없는 죽음. 강북에 무명을 떨치던 일수 경진 갈무생의 최후는 너무나 허망했다. 당정의 뒤쪽에 있던 당문문도들도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하하하. 헤헤헤. 헤헤헤."
고개를 쳐들고 앙천대소를 터트리던 당정이 돌연 종남 문인들을 향해 고개를 돌리었다. 그 눈에 어린 핏빛 광기를 접한 종남 문인들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두려움을 느끼었다.
광소(狂笑)를 흘리던 당정이 종남 문인들의 머리 위로 떠올랐다. 죽음의 사신처럼.
피의 서막!
피와 背德의 장이 펼쳐지는 곳 당가.
당가풍운(唐家風雲)이라.
짧은 해가 지면서 하늘을 점차로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임미령은 임민을 보내고 침실에 들어와서 한쪽에 놓여 있는 남편의 옷을 보았으나 웬일인지 남편이 아닌 당정과 알몸으로 엉키어 있는 모습이 떠올랐다.
(아니야. 이러면 안 돼!)
남편에게 죄의식을 느끼며 고개를 흔드나 임미령의 머릿속에는 당정이 자기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뒤에서 강력한 힘으로 옥문을 꿰뚫어 주던 힘이 떠올랐다.
"아아... 하아..."
참을 수 없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때 밖에서 남자의 소리가 들리었다.
"숙모님!"
놀란 임미령은 머리를 만지면서 침실 밖으로 나가 소리쳐다.
"누구지?"
"접니다."
밖에는 당정이 와 있었다.
(어쩌면. 어쩌면 좋지? 아. 지금은 민이도 없는데 왜 왔지? 그, 그럼.)
임미령은 알지 못할 두려움과 기대에 떨다 눈을 크게 떴다.
(그럼 나를 또? 안돼!)
신주평(新株平)에서의 대활약은 이미 들은 임미령이었다. 무공을 회복한 당정이 자신을 강제로 덮친다면 저항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밖에서 당정이 말했다.
"잠깐만 뵙고 싶습니다."
(안돼! 들어오게 하면 안 돼!)
임미령은 소리쳤다.
"안돼! 돌아가."
소리치는 목소리가 떨렸다.
"제발 돌아가."
임미령은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을 하나, 당정은 태연한 걸음으로 다가왔다.
"숙모님, 소질을 왜 피하시죠?"
(아. 어쩌면 좋아. 아...)
임미령은 몸을 떨다가 다시 말을 한다.
"제발 돌아가."
"이쯤에서 말을 안 들으면 집안이 시끄러워 질 거야."
당정이 갑자기 반말로 소리를 지른다. 일그러진 얼굴로 점차로 다가오는 당정을 보며 임미령은 두려움과 알지 못할 기대에 자포자기한 심정이 된다.
"아. 알았어."
임미령이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자 당정은 그녀를 지나쳐 침실 안으로 들어선다.
"풋! 진작 그래야지."
그녀가 포기한 듯 고개를 숙이고 당정을 따라 들어서자 당정은 웃으면서 그녀에게 다가섰다.
"보고 싶었습니다."
당정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정색하고 고개 숙여 정중하게 말하는데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이, 이러면. 이러면 안 돼."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
당정의 목소리에는 신뢰와 힘이 실려있었고 그녀의 가녀린 몸과 마음은 그가 이끄는 대로 사내의 널찍한 가슴에 안기었다.
당정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몸뚱어리를 살짝 안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
그녀의 숙인 고개를 들어 올려 그녀의 눈을 주시했다.
어느 순간, 그들은 격정적인 포옹과 입맞춤을 하며 서로를 어루만지었다.
그녀의 양 볼이 붉게 상기가 되었으며 점차로 숨결이 거칠어지면서 붉디붉은 입술이 살짝 벌어지며 뜨거운 숨결이 뿜어져 나왔다.
당정과 임미령은 알몸이 되고 그녀가 매일 저녁 남편을 그리며 누워있던 침상에 그녀를 앉히고 그녀의 젖을 주무르며 젖꼭지를 번갈아 가면서 빨고 핥았다.
(아. 이 느낌! 이 황홀한 느낌. 어쩌면 좋지? 이일을.)
뭔가 수상함을 느꼈다가 헛걸음만 한 구숙정은 원래 목적지인 취의청으로 향했다.
취의청으로 가는 길목은 한적하고 고요하여 그녀를 제외하면 주변에 아무도 찾을 수가 없었다.
차분한 걸음걸이로 걸어가던 구숙정의 눈에 휘적휘적 팔을 흔들며 걸어오는 청년이 보였다.
구숙정의 눈가가 절로 찌푸려지며 좁혀들었다.
청년은 구숙정의 앞에 서서 고개를 까닥였으나 보기에도 예의를 벗어난 망나니 행동이었다.
"헤헤헤. 하늘같이 높기만 하던 마님을 여기에서 뵙게 되는군요. 헤헤."
구숙정의 얼굴이 서릿발 같은 냉기로 얼어붙었다. 구숙정은 긴장이 감도는 곳에서 대낮부터 술 냄새를 풍기며 돌아다니는 당정을 잠시 노려보다가 이내 혀를 끌끌 찼다.
"이제 자네도 정신을 차려야지. 언제까지 그러고 다닐 것인가."
매섭고 싸늘한 구숙정의 말에 당정은 팔다리를 흔들며 웃었다.
"헤헤헤. 헤헤헤. 저 같은 폐물이 정신을 차린다고 될 게 뭐요. 헤헤헤. 정신을 차려서 무엇할까요. 다시 소주(少主)나 되어볼까. 헤헤헤."
미친 사람처럼 몸을 흔들며 웃는 당정의 눈에 광기가 흐르고 있었다.
구숙정의 눈가가 더욱 찌푸려지면서 옆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마치 미친개를 피하는 것처럼.
"정신을 차리시게. 이게 무슨 망발인가?"
눈꼬리가 위로 사납게 치켜 올라간 구숙정이 노여운 말투로 당정을 꾸짖자 당정은 구숙정을 지나치며 웃었다.
"그렇죠. 그래야지요. 낭중지추(囊中之錐:능력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스스로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는 뜻)라. 하하하. 헤헤헤."
마치 미친 듯이 웃으며 지나치는 당정을 쳐다보며 구숙정의 아미는 깊게 골이 파였다.
순간 당정의 시선이 치마에 감싸인 구숙정의 하체로 향했다.
한눈에도 중년의 무르익은 여체임을 알 수 있었다.
당정의 눈에 이채가 스쳐 지나갔다. 당정의 입가가 살짝 올라가더니 그는 냉엄한 기풍을 번뜩이며 걸어가는 구숙정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사내를 뇌쇄시킬 것 같은 탐스러운 엉덩이의 곡선이 그대로 비쳤다.
유난히 풍만한 구숙정의 엉덩이는 그녀가 걸을 때마다 흔들렸다.
당정은 앞서 걷는 구숙정의 몸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잘록한 허리의 곡선과 그 아래 종마의 그것인 양 커다란 엉덩이가 교묘하게 좌우로 일렁거리면서 흡사 남자를 유혹하는 것만 같았다.
위를 향해 바짝 올라붙은 엉덩이는 어떤 여자의 그것보다도 훨씬 육감적이었을뿐더러, 분홍빛 비단 치마 위에 살짝 도드라진 엉덩이 선을 발견했을 때는 숨이 막혀버릴 것만 같았다.
씰룩대는 엉덩이. 광기 어린 웃음을 지은 당정의 하체 하물 부위가 불룩하게 치솟았다. 당패에 대한 복수가 생각났다.
당정은 바지춤의 주머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만일을 대비해 가지고 있던 약봉지를 꾹 움켜쥐어 꺼냈다.
그리고 구숙정에게 소리 없이 다가가 그녀의 입을 약 가루로 묻은 손으로 틀어막았다.
구숙정이 당정의 접근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당정은 구숙정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다.
한 칸의 밀실
허름한 것으로 보아 사람이 찾지 않거나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는 방 같았다.
"아아.....흑!"
"으음!"
지금 그 밀실에는 거친 신음과 숨 가쁜 교성이 끈적끈적하게 뒤엉켜 흐르고 있었다.
밀실의 한쪽에 놓여 있는 넓은 침대 위에는 한 쌍의 육체가 뱀처럼 휘감긴 채 뒹굴고 있었다.
전라의 몸으로 몸부림치고 있는 여인의 나이는 사십 대 중반 정도였다.
하지만 몸매만큼은 여전히 탄력을 잃지 않은 뇌쇄적인 모습이었다.
백설같이 희고 흐드러진 속살, 중년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풍만하고 탐스러운 한 쌍의 젖가슴, 불룩하고 기름진 아랫배, 희디흰 피부에 미끈하게 뻗어 내린 두 다리.
그사이에는 짙고 무성한 검은 숲이 빽빽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히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중년 여인의 육체였다.
그리고 중년 여인의 한껏 벌어진 허연 두 다리 사이에는 젊은 사내가 들어가 짐승처럼 헐떡이고 있었다.
"흐흐! 기막히군! 헐거운 듯하면서도 착착 휘감기는 맛이라니!"
중년 여인의 농염한 육체 위에서 엉덩이를 쉴 새 없이 흔드는 사내의 입에서 뜨거운 숨결이 터져 나왔다.
사내는 여인의 왼쪽 다리를 들어 어깨에 걸친 자세로 하체를 움직이고 있었다. 그 때문에 두 남녀의 몸이 결합한 장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였다.
흐드러진 허벅지 사이에 자리한 깊은 동굴로 뱀같이 징그러운 형체의 살덩이가 능란하게 드나들고 있었다.
사내의 성기를 머금은 여인의 검붉은 살점은 흥건한 음액에 젖어 더욱 음란하게 보였다.
"아흐윽! 아아아!"
사내의 흉물이 하체를 쑤실 때마다 여인의 입에서 자지러진 비명이 터져 나왔다.
지금 사내에게 깔려 열락에 몸부림치고 있는 중년 미부의 정체는 바로 구숙정이었다.
당가의 가모이며 이십 년 전 섬서제일미였던 기품있고 고아한 귀부인.
하지만 지금은 귀부인의 탈을 벗어 던지고 흡사 발정 난 암캐처럼 헐떡이고 있었다.
구숙정의 눈빛은 초점이 없어 보였다. 지금 그녀는 강렬한 음약에 취한 상태였다.
"흐흐!"
연신 허리를 흔들며 중년 미부의 나신을 짓누르고 있는 사내는 거칠게 숨을 헐떡이며 득의에 찬 음소를 흘렸다.
사내의 정체는 당정이었다.
"지금까지의 분풀이다! 네년의 남편을 원망해라!"
구숙정은 아들뻘인 조카 당정에게 정절을 잃고 무참하게 유린당하고 있었다. 오직 남편인 당패의 양물만을 받아들였던 구숙정의 검붉은 동굴에 지금 당정의 양물이 힘차게 드나들고 있었다.
두툼한 조갯살이 한껏 벌어진 그녀의 음부는 정액과 애액을 줄줄 흘리면서 당정의 양물을 뿌리까지 삼켰다.
"크하하!"
당정은 미친듯한 소리를 터뜨리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평상시의 고매한 기품과 차가운 위엄은 사라지고 고통과 황홀경으로 일그러져 있는 구숙정의 얼굴이 보였다.
"후후후! 마님, 기분이 어떻습니까? 가주님보다 제가 더 낫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그런 모양이군요?"
당정은 자기 몸 밑에서 깔린 구숙정의 육체를 더욱더 강하게 속박하면서 땀에 젖어 번들거리는 유방을 강하게 빨아들였다.
어두운 빛깔을 띤 구숙정의 유두가 입 안에서 느껴졌고 당정은 혀와 이빨로 그것을 희롱했다.
구숙정은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리기라도 한 듯이 온몸에 퍼지는 쾌감의 파도에 이리저리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광란적으로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흐느꼈다.
당정은 음산하게 웃으며 한창 겁탈하던 구숙정의 몸에서 떨어졌다. 구숙정의 옥문을 세차게 드나들던 당정의 성기가 빠져나왔다.
"아학! 제발..."
구숙정은 아랫도리가 허전해짐을 느끼며 안타깝게 신음했다. 입가에는 당정의 정액 일부가 입술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두 다리를 활짝 벌려 당정에게 들이대며 간절한 표정이 되었다.
한껏 벌어진 허벅지 사이의 중심부에는 질펀하게 젖은 동굴이 음란하게 벌름거리고 있었다.
구숙정의 은밀한 비궁은 차갑고 엄한 외모와는 너무도 대조적으로 자극적이고 관능적이었다.
"흐흐흐!"
당정은 히죽 웃으며 여체를 강제로 뒤집어 놓았다.
"흐윽..."
당정은 중년 미부의 살찐 허리를 뒤에서 끌어 올려 그녀를 짐승의 암컷 같은 자세로 만들었다.
구숙정은 엉덩이를 뒤로 내밀고 머리를 처박은 채 개처럼 자세를 취했다.
달덩이같이 허여멀건 구숙정의 엉덩이가 한껏 높이 추어올려졌다.
당정은 구숙정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나이 때문에 구숙정의 엉덩이는 조금 처져 있었지만, 그토록 고고하고 어릴 때부터 자신을 업신여기고 깔봤던 여자의 엉덩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구숙정의 투실투실한 엉덩이 사이로 국화꽃 모양을 한 항문의 짙은 주름들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놀랍게도 이미 당정에게 한껏 유린당한 듯 구숙정의 항문은 동그란 모양으로 훤하게 열려 있었고 그 안에는 허연 정액들이 가득했다.
당정은 한 손으로 자신의 거대한 고깃덩어리를 쥐어 그 탐스러운 엉덩이 사이로 거칠게 밀어 넣었다.
"하아악!"
거대한 이물질이 뒤로부터 밀려들어 옴을 느끼며 구숙정의 두 눈이 하얗게 치떠졌다.
"크크큭! 당패! 네 마누라가 나의 노리개가 되는 것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다!"
당정은 짐승의 암컷 같은 자세로 엎드린 구숙정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거칠게 하체를 움직이며 미친 듯이 소리를 터뜨렸다.
당정은 더욱 빨리 허리를 움직이며 구숙정의 젖가슴을 세게 잡아 쥐었다.
"크흐흐! 늙은 년치고는 꼭꼭 죄어대는 게 일품이군!"
당정이 몰아칠 때마다 달덩이같이 탐스러운 구숙정의 엉덩이가 허공에서 푸들푸들 경련을 일으켰다. 사내라고는 남편밖에 모르던 그녀의 몸은 당정에게 유린당하면서 지독하고 격렬한 쾌감을 맛보고 있었다.
구숙정은 이성을 잃은 채 울부짖었다.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는 요염하게 요동치며 당정의 행위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다.
허연 엉덩이 사이로 거칠게 드나드는 검붉은 사내의 살덩이.
여체의 음부는 질펀하게 젖어있었고 질구를 쑤셔대는 흉물도 물기에 젖어 번들거렸다.
뒤에서 거칠게 찔러대던 당정은 구숙정의 활짝 갈라진 엉덩이 사이에서 움찔거리며 정액을 토해내는 거뭇한 빛깔의 항문에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뜨거운 감촉이 당정의 손가락을 감싸고 돌았다.
당정의 가운뎃손가락이 자기 항문 속을 후벼파듯이 거칠게 꿰뚫고 들어가자 구숙정은 고통과 희열에 들뜨며 자지러졌다.
"하아악!"
한순간 구숙정은 숨넘어가는 듯한 단말마의 비명을 내질렀다. 네발로 엎드린 그녀의 몸이 활처럼 휘어지며 뻣뻣하게 경직되었다.
그와 함께 하얗게 눈을 까뒤집으며 전신을 푸들푸들 경련하는 여체.
구숙정은 입에 하얀 거품까지 물며 격렬한 전율에 몸서리쳤다.
"아아아...흐윽..."
다음 순간 그녀의 교구는 그대로 침상 위로 무너졌다.
"후후, 정말 대단하군! 가모님께서도 결국 한낱 계집에 불과하셨군요?"
당정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구숙정의 음문에서 자신의 실체를 빼냈다.
장시간 여체를 능욕했건만 당정의 살덩어리는 여전히 힘을 잃지 않은 채 꿈틀대고 있었다.
구숙정은 여전한 열락의 잔영에 끊임없이 몸을 떨고 있었다.
민망하게 벌어진 그녀의 동굴에서는 정액과 애액이 연신 흘러나와 침상을 적셨다.
당정은 구숙정의 머리채를 움켜쥐고는 섬뜩한 목소리로 외쳤다.
"임신시켜주지! 네년의 오만하고 신성한 자궁에 있는 대로 나의 정액을 싸질러놓을 것이다!"
* * *
사천당가의 외원에서 내원으로 들어올 수 있는 여러 영역 중 하나. 철통같은 감시하에 놓여있는 그 영내의 중앙에서 여러 대의 마차가 조용히 멈춰 있었다.
소가주 당종은 깊고 어두운 시선으로 마차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창 마차들을 응시하던 당종은 만족스러운 듯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마차의 표면은 선명한 칼자국과 핏자국 등으로 엉망이었고 몇몇 마차는 망가져 있었다.
휘리릭!
순간 공기를 가르는 파공성이 들리면서 몇 개의 그림자가 당종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볍게 떨어져 내렸다.
흡사 허공에서 나타난 것 같은 세 명의 흑의 인들은 곧장 당종에게 부복하며 외쳤다.
"등사전(騰蛇展) 소속 당유백, 삼가 소가주님께 인사를 올리옵니다!"
당종은 가장 선두에 나와 있는 당유백을 내려다보며 조용히 말했다.
"상황을 보고하라."
당유백은 공손히 대답했다.
"절곡 조사를 위해 절곡으로 향하였던 광혼전주 당후님과 그 휘하 인원들의 유일한 흔적입니다. 절곡으로 진입하지는 않았으나 그 일대와 마차들을 조사한 결과...아무래도 전멸했다고 추정됩니다."
"이런. 결국 그렇게 된 것인가? 실로 비통한 일이군."
그러나 당종의 얼굴은 결코 애석해 하거나 슬퍼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아버님에게 새로운 광호전주가 필요하다고 보고드려야겠군. 광혼전의 인원 보충 역시. 수고했다. 개략적인 보고는 내가 직접 가주님에게 할 것이니 이만 물러가도록!"
당유백을 포함한 흑의 인들은 얼른 고개를 조아리고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당후도 사라졌군. 이제 남은 건 당조경 뿐인가...)
당종은 얼굴을 찡그렸다. 이렇게 전대 가주 세력을 제거하고는 있었지만 가장 핵심적이고 큰 위협은 따로 있었다.
두응향과 당정.
당종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장 먼저 그들을 제거했더라면 이런 번거로운 일을 벌일 필요는 없었으리라.
더구나 당패가 계속 두응향과 당정을 보호하면서 시작되었던 부친과 모친의 불화는 나날이 심해지고 있었다.
당종은 그 일을 생각하자니 가슴이 아팠다. 친아들 된 도리로 어떻게든 그사이를 다시 화목하게 해보려 노력해보았지만, 이제는 되돌릴 길이 막막해 보였다.
비록 어머님이 선천적으로 차가운 사람이기는 하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에도 충분히 고마워하고 감동하니 아버님이 먼저 물러나 어머님을 애정으로 대할 것을 여러 번 부탁했지만 당패는 그저 웃어넘기며 고개를 끄덕일 뿐 자기 말대로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 듯했다.
문득 당종의 머릿속으로 어린 시절 아버님과 어머님의 손을 잡고 호숫가의 꽃밭을 거닐던 장면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모두가 화목하고 사랑으로 넘치던, 참으로 행복했던 시절이었지만 이제는 절대 손에 닿을 수 없는 추억이었다.
(대체 아버님이 무슨 생각을 하시고 계시는지 알 수가 없군!)
당종은 굳은 얼굴로 걸음을 옮겼다. 최근에는 어머님의 심정도 이해가 되었다.
항시 두응향과 그 아들인 당정을 감싸는 아버님이 그에게도 불만이었다.
당종이 한창 취의청 쪽으로 향하며 이제 사용하지 않는 작은 건물 근처를 지나치려 할 때였다.
두 남녀의 인기척이 들려 왔다. 좀 더 주의를 집중해보니 두 남녀의 가쁜 숨소리였다.
남자의 짤막하게 끊기는 외마디 신음에 섞여, 여자의 할딱대는 숨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감히 어떤 놈들이!)
당종은 분노를 감추지 않은 얼굴로 문에 다가갔다. 그는 단숨에 뛰어 들어가 혼을 내줄까 했지만, 일단은 기척을 감추며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어스름한 불빛 아래 사내가 한 중년 미부의 몸 위에 올라 타고 있었다.
"흡!"
당종의 얼굴이 절로 붉어졌다.
사내와 몸을 섞은 채 마구 교성을 질러대는 여인의 정체는 어머님이었다.
사내의 하체가 힘차게 구숙정을 내려찍고 있었고 그녀의 몸은 발이 위로 올라 간 채 엉덩이를 중심으로 들썩거리고 있었다.
사내는 두 손으로 모친의 하체를 최대한 열고는 허리를 힘껏 내리눌렀다.
사내의 육중한 체구가 아래위로 흔들렸고 하얗고 매끈한 여자의 다리가 위로 들어 올려진 채 남자의 허리를 휘감았다.
침대의 삐걱대는 소리가 거친 숨소리에 섞여 들려왔다.
살과 살이 부딪치는 소리와 자지러질 듯한 교성에 당종은 숨이 막히는 것만 같았다. 아무래도 아버님과 어머님이 모처럼 사랑을 나누고 있는 듯했다.
(내가 무슨 짓을.)
벌게진 얼굴로 그 열락의 광경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당종은 부모의 침상을 엿보는 자신을 스스로 자책하며 얼른 눈을 뗐다.
당종이 서둘러 자리를 비키려 하는 그 순간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흐흐, 더러운 년!"
당종은 사내의 정체가 당정임을 깨닫고는 대경실색했다.
"아...아...아흥.."
"헉...크윽!"
당종은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듯 오직 행위에만 열중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당종은 모친의 이지를 상실한 눈동자를 확인하고는 당정 놈이 음약 같은 것을 사용해 모친을 겁탈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머리는 얼른 뛰어들어 어머니를 구해야 된다고 외치고 있었지만 당종의 전신은 음란한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사내의 성기에 꿰뚫린 모친의 음부를 바라보던 당종의 눈이 욕정의 빛으로 물들어 번들거렸다.
당정은 구숙정의 상체를 끌어안고는 입술과 입술을 맞추었다.
놈의 혓바닥이 구숙정의 입을 헤집고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구숙정의 입은 완전히 벌어지며 그의 혀를 받아들이고 있었고 음란한 신음과 함께 침이 섞이는 소리가 들렸다.
아들이 자신의 음란한 모습을 훔쳐보는 것도 모른 채 구숙정은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며 몸부림쳤다.
당정의 흥분한 엉덩이가 연신 구숙정의 하반신을 내려찍자, 그녀는 가랑이를 한껏 벌린 채 허리를 움직여 당정의 몸을 받아 내었다.
둘의 움직임 속도가 점점 빨라지며 혀로 뒤섞인 구숙정과 당정의 입에서는 자극적인 신음이 계속 터져 나왔다.
드디어 당정은 몸을 요동치기 시작했다.
구숙정은 당정의 몸을 팔로 감아 안으며 그의 절정을 도와주며 자신도 최고의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억센 당정의 몸은 마치 구숙정의 몸을 부수기라도 할 것 같았다.
당정의 입에서 마지막 신음이 토하듯 쏟아져 나오며 그는 엉덩이를 구숙정의 질구, 자궁을 향해 마치 방아를 찧듯이 움직였다.
마침내 움직임을 멈춘 당정은 구숙정 몸 깊숙이 파고든 채 파르르 떨기 시작했다. 사정의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그리고는 그대로 구숙정의 몸 위에 널브러져 버렸다.
이미 비명을 지르는 듯한 교성을 한참이나 내질렀던 구숙정은 요염한 한숨과 함께 절정의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당정의 양물이 구숙정의 비밀스러운 그곳에서 떨어져나오면서 당종은 모친의 은밀한 아래 입을 어렴풋이나마 볼 수 있었다.
어머니의 하체에 무성하게 난 검은 숲.
활짝 벌어진 검붉은 속살과 구멍.
당종은 침을 삼켰다.
조금 전 당정이 질펀하게 싸놓은 정액으로 범벅이 된 그곳은 마치 조개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을 그대로 드러내며 흉한 구멍과 함께 정액과 애액을 토해내고 있었다.
당종은 이미 한껏 발기한 자신의 양물이 터질 것만 같다고 느끼며 급히 자리를 피했다.
* * *
임미령은 저녁 내내 침실을 서성이면서 후회와 걱정을 한다.
(조카와 그런 일을 벌이다니. 이 일을 어쩌지?)
서성이던 임미령은 문에 기대어 섰다.
(내가 나쁜 년이지. 아무리 유혹했어도 단호히 거절했어야 하는 건데.)
연희는 욕실에서 남도 아닌 조카 당정과 불륜을 저지른 생각을 하면서 불안에 떨었다.
(그리고 욕실에 있던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흔적 없이 사라질 수가 있지? 혹시 무공을, 무공을 회복했나?)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임미령은 손을 이마에 얹고 생각했다.
(어떡하면 좋지?)
임미령은 걱정하면서도 당정을 생각하자 머릿속에는 당정이 밀어붙이던 강력한 힘에 아랫도리가 후들거렸다.
임미령은 눈을 감았다.
늦은 밤.
당정은 조심스럽게 당조경이 기다리고 있을 전각으로 향했다.
불현듯 자기 몸 아래 깔려 허우적대는 구숙정의 모습이 나타났고 당정의 마음은 알 수 없는 뒤틀림으로 꿈틀거렸다.
원수의 여인을 정복했을 때, 더구나 항상 거만하고 도도하던 당가의 빙화를 정복했을 때 당정은 복수의 통쾌함과 도착적 쾌감에 전율하며 구숙정을 온갖 부끄러운 체위로 능욕했다.
하지만 그러한 쾌감은 찰나에 불과했다. 복수를 위해 구숙정을 짓밟았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당정은 스스로가 추악하다고 느꼈다. 어머님을 유린한 당패 놈과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 사실을 당정은 구숙정과의 격렬했던 열락의 폭풍이 끝나고 명백히 깨달았다.
구숙정의 활짝 벌려진 허벅지 사이의 음부에서 허연 정액이 흥건하게 흘러넘쳐 내렸고 당정의 양물은 여전히 힘을 잃지 않고 솟아있었다.
오직 당패의 양물만을 받아들인 구숙정의 검붉은 동굴.
그 은밀한 밀궁에 자기 성기를 깊숙이 삽입하고 여러 차례 정액을 토해낸 것이다.
당패처럼...
그 순간 당정은 혐오감에 몸을 떨었고 자신의 양물을 잘라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의 뇌리로 알몸으로 뒤엉켜 헐떡이는 당패와 구숙정의 모습이 떠올랐다.
더구나 자신이 맹렬히 허리를 맹렬히 움직일 때 음약에 취한 구숙정은 허연 엉덩이를 관능적으로 흔들며 남편의 이름을 불렀다.
한창 구숙정을 탐닉하던 그때만 해도 아무렇지 않던 그 사실이 뒤늦게 당정의 머릿속으로 파고들었다.
당정은 서서히 힘을 잃어가는 자신의 양물을, 그리고 희멀건 정액을 쏟아내며 벌름거리는 구숙정의 조갯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마지막으로 구숙정의 몸속에 정액을 토해내기 전 당정의 양물은 그녀의 음문에 뿌리까지 세차게 삽입되었다가 뽑혀 나오기를 반복했었다.
그때만 해도 복수의 쾌감과 승리감에 흠뻑 물들어있던 당정은 자신의 것과 구숙정의 것이 서로 단단히 결합한 부위를 내려다보며 미친듯이 웃음을 터뜨렸었다.
그리고 오래전에 구숙정과 부부의 인연을 맺은 당패의 양물 또한 그녀의 음문을 뚫고 들어가 수도 없이 진퇴를 반복했을 것이다.
그 생각에 당정은 구역질이 치밀어올랐다. 급히 의복을 걸친 당정은 가랑이를 벌린 채 정신을 잃은 구숙정에게 침의를 입히고 빠져나왔다.
구숙정을 겁탈해 당패에게 복수했다고 기뻐했지만, 실상은 놈의 부인과 몸을 섞으면서 그토록 혐오하는 당패가 되어버린 것이다.
(망할...)
당정은 이를 악물고 그러한 감정을 머릿속에 지워버렸다.
지금 자신은 복수에 전념해야만 했다.
어느새 당정의 소리 없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절곡으로 통하는 입구는 단 한 군데며 그 길목은 세가의 인원들이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어 잠입 자체는 힘들 것이외다."
당조경을 바라보며 당정은 나직하게 말했다.
"그동안 시조의 절기는 누구도 몰랐던 일이었는데 아버님께서 어느 날 절곡에 유훈이 남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님이 그 사실을 아시게 된 경로가 궁금하군요."
당조경은 당정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폐인으로 있던 당정이 은밀히 자신을 찾아와서 밀담을 나누고 있다.
당조경은 당정이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두는 것 자체가 희망적으로 생각되었다.
"글쎄요. 제가 알기로는 현가주가 서각에서 시조가 남긴 책자를 찾아서 같이 연구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당정은 이마를 찌푸리고, 깊은 생각에 잠기었다.
"전주는 당시 최초로 절곡을 조사했던 인원들과 절곡과 본가를 연락했던 사항에 대해서 좀 더 조사해주세요. 그리고."
당가의 새벽은 활기차고 부산했다. 그리고 폭신한 침상에서 중년 미부가 눈을 감은 채 누워 있었다.
당가의 가모 구숙정!
구숙정은 눈을 살짝 뜨며 신음했다.
역겨운 내음이 그녀의 코끝으로 파고들었고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열기와 고통이 육체 곳곳에서 느껴졌다.
그녀는 손을 아래로 내리어서 가만히 하체에 갖다 대어 얇은 침의를 헤치고는 은밀한 비지에 손을 대었다.
"윽!"
아직도 입을 활짝 벌린 채 갈라진 자신의 조갯살 사이로 배설된 정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용광로 같이 뜨거운 구멍에서 늘어진 음순을 따라 허연 정액이 뚝뚝 떨어졌고 침상은 정액과 애액이 흘러내려 마치 소변이라도 싼 듯 넓게 젖어 있었다.
"크윽!"
자궁을 뒤흔드는 뻐적지근한 고통에 구숙정은 이를 악물었다.
"당정. 감히 나를, 나를! 더러운 놈이 나를 능욕하다니!"
당정의 음욕에 찬 얼굴과 뒤틀린 미소, 밤새껏 시달린 열락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당정은 자기 몸 위에서 헐떡이며 날뛰었고 음약에 취해있던 그녀는 당패의 이름을 부르며 몇 번이고 절정을 맞이했었다.
구숙정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피가 나올 정도로 입술을 깨물었다.
두응향의 아들놈에게 정절을 잃고 몸이 더럽혀진 것이다.
증오와 고통으로 일그러진 구숙정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창가로 아침의 햇살이 들어와 누워있는 임미령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새벽까지 잠을 설치었던 임미령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머리를 매만졌다. 밤새도록 회한과 알지 못할 기대감에 뒤척였던 임미령이었다.
"고모님, 저 이제 본가로 들어가야겠어요. 아버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임민의 말에 임미령은 한숨을 쉬며 나직이 말했다.
"이제 너마저 가버리면 어쩌니?"
임미령의 처량한 목소리에 임민은 임미령에게 다가가 살짝 안으며 말한다.
"고모님, 조만간에 제가 아버님께 여쭈어서 다시 올게요."
"그래 다음에 또 오렴."
"고모님, 정가가, 불쌍한 우리 정가가 고모님이 잘 보살펴주세요."
임미령의 이마에 땀이 솟았다.
"그, 그래. 알았어."
"오빠가 머지않아 우리 집에 매파를 보낸다고 말했어요."
밖으로 나서는 임민의 뒤를 따르며 말했다.
"그, 그래."
"고모님도 아버님께 잘 말씀해주세요. 그래 주실 거죠?"
"음. 그래야지."
대답하는 임미령의 말에는 힘이 없다.
* * *
신주평(新株平)!
당가로 들어서는 길목에 한 무리의 장한들이 어울려서 드잡이질하고 있었다.
챙!
비도는 땅을 찌르며 허공으로 튀어 오르며 소리를 질렀다.
다시 튀어 오르는 비도의 손잡이를 잡은 당종의 신형이 뒤로 신속히 물러남과 동시에 뒤이어 두 명이 앞으로 치달으며 암기를 뿌리었다.
그때, 뒤쪽에서 뒷짐을 지고 있던 금빛 장포를 입은 중년 장한이 앞으로 나서며 커다란 손을 흔들자 암기들이 저절로 장한의 소맷자락 안으로 빨리어 들어갔다.
"만류귀종!"
당가의 인원들의 입이 벌어지며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일수경진(一手驚振) 갈무생!"
당가 쪽에서 당무외가 나서며 일갈을 터트리자 갈무생은 일소를 흘리며 시선을 돌리었다.
"네, 네가 어찌 종남파 편을 거드느냐?"
당무외가 난처한 목소리로 물었으나 갈무생은 냉소를 치며 말했다.
"이미 시작된 싸움! 구차하게 떠들지 말고 각자 맡은 일이나 하세."
갈무생이 일보를 내디뎠다.
저벅!
겨우 한 걸음이었으나 그 일보에 주위의 공기는 얼어붙었고 다시 일보를 내딛자, 살기가 퍼져나가며 마주한 담가 인원의 몸을 얼어붙게 했다.
다시 갈무생이 한 발을 내딛자 당가의 인원들은 절로 한발을 물러섰다. 생사를 건 싸움터에서 기세에 밀리면 이미 가망이 없는 것.
"이, 이이..."
당무외는 입술을 깨물고는 앞으로 짓쳐가며 소매를 뿌리었다.
쉬이익-
갈무생이 코웃음을 치며 마주 오는 당무외와 어울렸다.
난타전은 짧았다. 짧은 신음과 함께 당무외가 땅에 털썩 떨어졌다. 코와 귀에서 가느다란 핏줄기를 흘리는 것이 심한 내상을 입은 듯했다.
(어쩔 수 없군.)
당종은 당무외 마저 일패도지(一敗塗地) 당하자 입술을 깨물며 후퇴의 신호를 하기 위해 손을 들었다.
"....!"
문득, 당간 문도를 향해 일보를 내딛던 갈무생이 고개를 쳐들고 오른쪽을 쳐다보았다. 바윗돌이 무성한 경사지에 한 청년이 등을 기댄 체 전장을 쳐다보며 헤픈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당가의 폐인, 폐출(廢黜)당한 당가의 소가주 당정이었다.
갈무생의 시선을 따라 혹시나 하고 시선을 돌리었던 당가의 무사들은 내심 한숨을 쉬었다. 종남파의 문인들도 이미 당정을 알아본 듯 냉소를 쳤다.
(버러지 같은 놈.)
짐승처럼 헐떡이며 모친의 흐드러진 육체를 짓밟은 당정이 나타나자 당종은 이를 갈았다. 무공도 쓸 수 없는 폐인이 왜 여기에 나타났는지는 모를 일이었지만 당종에게는 상관없었다.
(제 발로 죽으러 나왔군!)
하지만 갈무생만은 예외였다. 당정을 향해 몸을 돌리고는 슬금슬금 문호를 개방했다.
앞에 있는 당문 문인들과 대할 때와는 전혀 다른 신중한 태도였다.
일견에도 갈무생이 긴장을 하는 것이 느끼어졌고 당문문인들과 종남문도들은 어리둥절해서 당정을 주시했으나 당정은 여전히 건들건들 거리고 있는 것이 마치 장안의 불량배 같기만 하였다.
"당문에 너 같은 인물이 있다니. 네가 당정이냐?"
갈무생의 입에서 침중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헤헤헤. 맞아. 내가 당정이지. 인제 그만 돌아가지? 아니, 아니야. 이미 피를 봤으니 너도 그만치 흘리어야지."
"이놈!"
갈무생의 뒤에서 종남파의 한 문인이 노갈을 터트리며 칼을 빼 들고는 당정을 향해 쏘아갔다.
당정은 여전히 건들거리면서 서 있었다. 문인의 칼이 지척에 다다를 무렵 당정의 손이 흔들리는 듯싶었다.
"커억!"
종남 문인은 비명을 지르고는 뒤로 신형이 물러났다. 아니 물러난 것이 아니라, 빠른 속도로 튕겨 나갔다.
털썩!
바닥에 널브러진 문인을 향해 종남 문인이 다가갔다.
종이처럼 구겨진 신체를 펴자 문인은 이미 숨이 끊겨 있었고, 심장 부위에 조그만 구멍이 나 있었다. 마치 지력 같았는데 허공을 격하고 일어난 일이라 무공의 원류를 알 수가 없었다.
"음..."
갈무생의 입에서 다시 신음이 흐르고 당종과 당문의 문도들도 입을 벌리었다.
"헤헤헤. 혈향(血香)이. 헤헤헤. 혈향이 나를 미치게 하는군. 어서 오라고. 아니면 내가 갈까?"
건들거리던 당정이 돌연 경사진 비탈을 뛰어 내려왔다.
탁탁탁-
가공할 속도로 뛰어 내려오던 당정과 갈무생이 난마로 어울렸다. 귀신의 곡소리와 함께 그는 급격히 앞으로 달려 나가는데 양 소맷자락에서 바람과 파도 소리가 밀려드는 것 같았다. 그와 함께 갈무생의 금빛 장포 자락도 웅웅 소리를 냈다.
탁! 탁! 탁!
인영이 위아래로 급격하게 뒤집히고 쫓고 쫓기는 중에 놀라운 정도로 빠른 속도의 가는 암기가 두 인영의 움직임 사이사이마다 난무했다.
귀를 찌르는 듯한 전율스러운 곡소리와 강경한 기운에 의해 발산되어 나오는 바람. 파도 소리가 한데 어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슝슝하는 암기들의 파공음...
신형이 엇갈리고 주위의 공기가 퍼지는 살기로 인해 얼어붙었다. 당정과 갈무생의 신형이 쾌속하게 흔들리고 군중들은 누가 누구인지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어울려 돌아갔다.
펑!
굉음과 함께 갈무생이 비틀거리면서 물러섰다.
"우욱!"
갈무생의 허리가 구부러지면서 검은 피를 토해냈다. 상체 곳곳에 주먹으로 얻어맞은 자국이 나는데 그 부위의 옷이 헤어져 살이 보였고 그 살은 이미 시커멓게 죽어있었다. 당정과 부딪힌 손과 발이 말을 들지 않을 정도로 타격을 입어 통제 불능이었다.
"좋아, 좋아. 오랜만에 몸을 푸니 상쾌하기만 하군. 헤헤헤. 이제 끝을 봐야지?"
당정의 신형이 마치 쭉 늘어나는 것같이 보이더니 뒤로 물러서고 있는 갈무생의 머리를 주먹으로 쳤다. 그리고 그 뒤쪽에 있던 종남 문인들은 사방으로 흩날리는 갈무생의 뼈와 피를 고스란히 뒤집어썼다. 머리통 없이 비틀거리던 갈무생의 몸이 이윽고 쓰러지더니 퍼덕퍼덕 경련을 일으켰다.
"으으으..."
"이, 잔인한 이미 대항할 수 없는 사람을."
비명조차 없는 죽음. 강북에 무명을 떨치던 일수 경진 갈무생의 최후는 너무나 허망했다. 당정의 뒤쪽에 있던 당문문도들도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하하하. 헤헤헤. 헤헤헤."
고개를 쳐들고 앙천대소를 터트리던 당정이 돌연 종남 문인들을 향해 고개를 돌리었다. 그 눈에 어린 핏빛 광기를 접한 종남 문인들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두려움을 느끼었다.
광소(狂笑)를 흘리던 당정이 종남 문인들의 머리 위로 떠올랐다. 죽음의 사신처럼.
피의 서막!
피와 背德의 장이 펼쳐지는 곳 당가.
당가풍운(唐家風雲)이라.
짧은 해가 지면서 하늘을 점차로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임미령은 임민을 보내고 침실에 들어와서 한쪽에 놓여 있는 남편의 옷을 보았으나 웬일인지 남편이 아닌 당정과 알몸으로 엉키어 있는 모습이 떠올랐다.
(아니야. 이러면 안 돼!)
남편에게 죄의식을 느끼며 고개를 흔드나 임미령의 머릿속에는 당정이 자기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뒤에서 강력한 힘으로 옥문을 꿰뚫어 주던 힘이 떠올랐다.
"아아... 하아..."
참을 수 없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때 밖에서 남자의 소리가 들리었다.
"숙모님!"
놀란 임미령은 머리를 만지면서 침실 밖으로 나가 소리쳐다.
"누구지?"
"접니다."
밖에는 당정이 와 있었다.
(어쩌면. 어쩌면 좋지? 아. 지금은 민이도 없는데 왜 왔지? 그, 그럼.)
임미령은 알지 못할 두려움과 기대에 떨다 눈을 크게 떴다.
(그럼 나를 또? 안돼!)
신주평(新株平)에서의 대활약은 이미 들은 임미령이었다. 무공을 회복한 당정이 자신을 강제로 덮친다면 저항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밖에서 당정이 말했다.
"잠깐만 뵙고 싶습니다."
(안돼! 들어오게 하면 안 돼!)
임미령은 소리쳤다.
"안돼! 돌아가."
소리치는 목소리가 떨렸다.
"제발 돌아가."
임미령은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을 하나, 당정은 태연한 걸음으로 다가왔다.
"숙모님, 소질을 왜 피하시죠?"
(아. 어쩌면 좋아. 아...)
임미령은 몸을 떨다가 다시 말을 한다.
"제발 돌아가."
"이쯤에서 말을 안 들으면 집안이 시끄러워 질 거야."
당정이 갑자기 반말로 소리를 지른다. 일그러진 얼굴로 점차로 다가오는 당정을 보며 임미령은 두려움과 알지 못할 기대에 자포자기한 심정이 된다.
"아. 알았어."
임미령이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자 당정은 그녀를 지나쳐 침실 안으로 들어선다.
"풋! 진작 그래야지."
그녀가 포기한 듯 고개를 숙이고 당정을 따라 들어서자 당정은 웃으면서 그녀에게 다가섰다.
"보고 싶었습니다."
당정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정색하고 고개 숙여 정중하게 말하는데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이, 이러면. 이러면 안 돼."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 없어요."
당정의 목소리에는 신뢰와 힘이 실려있었고 그녀의 가녀린 몸과 마음은 그가 이끄는 대로 사내의 널찍한 가슴에 안기었다.
당정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몸뚱어리를 살짝 안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
그녀의 숙인 고개를 들어 올려 그녀의 눈을 주시했다.
어느 순간, 그들은 격정적인 포옹과 입맞춤을 하며 서로를 어루만지었다.
그녀의 양 볼이 붉게 상기가 되었으며 점차로 숨결이 거칠어지면서 붉디붉은 입술이 살짝 벌어지며 뜨거운 숨결이 뿜어져 나왔다.
당정과 임미령은 알몸이 되고 그녀가 매일 저녁 남편을 그리며 누워있던 침상에 그녀를 앉히고 그녀의 젖을 주무르며 젖꼭지를 번갈아 가면서 빨고 핥았다.
(아. 이 느낌! 이 황홀한 느낌. 어쩌면 좋지? 이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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