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 있는 여자의 매력 - 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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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 있는 여자의 매력 임자 있는 여자의 매력 영호에게서는 그 날 저녁까지도 별다른 연락이 오지 않았다. 어차피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었기 때문에 내 쪽에서 먼저 재촉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쯤되니 녀석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가 적잖이 궁금해졌다. 물론 이 상황에서 내가 먼저 유미에게 전화를 해보는 것도 꽤나 우스운 일이고, 무엇보다 각자의 파트너를 서로에게 완전히 맡기기로 미리 약속했으니 말이다. 따지고보면 민아를 그런 식으로 대해서 결과적으로 더 오래 갖고 놀지 못한 것은 내 구워 삶는 기술이 미숙해서라고 해도 할 말이 없었다. 우리의 계약 아닌 계약(?)에 따르면 서로 맡은 여자를 어떻게 다루느냐는 완전히 각자의 스킬에 맡기기로 한 것이기에 영호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몰라도 유미를 오래 갖고 놀 수 있는 빌미를 스스로 마련했다면 내가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해도 어차피 나 또한 실패한 것은 아니다. 어찌되었건 기다리기만 한다면 최민아는 반드시 내게 연락을 해 올 것이다. 그 때부터 또다시 본격적인 유희를 즐기면 되는 것이니. 좌우지간 나는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거사(?)를 끝낸 영호에게서 먼저 연락이 올까, 아니면 지금쯤 초조와 불안의 끝을 달리고 있을 민아에게서 먼저 연락이 올까.... 그것도 아니면? - 위이이잉. 핸드폰의 진동이 울리며 전화가 수신되었다. 액정을 확인한 나는 의외의 이름에 그만 실소를 머금었다. 가장 먼저 걸려온 전화는 바로 유미의 것이었다. "나야." [.....너.... 지금 어디야?] "나? 집에서 쉬고 있지." [.......] 이제는 거의 습관처럼 나를 부를 땐 꼭 '자기'라는 호칭을 썼기 때문에 유미가 나를 '너'라고 지칭하는 것은 꽤 오랜만에 듣는 말이었다. 그것은 지금 그녀가 그만큼 내게 화가 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아니, 이건 '화가 났다'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했다. 항상 조곤조곤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지금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야, 왜 그래? 누가 들으면 내가 바람이라도 핀 줄 알겠다." 사실 바람핀 것보다 더한 짓이지만, 이건. [야.... 이민철... 너, 너 정말 날 사랑하는거 맞아? 날 좋아한다고 해놓고.... 어, 어떻게 다른 남자한테.... 그렇게 날 넘겨버릴 수 있어? 너 미쳤어?] 한 때 유치원 선생님이 꿈이었던 그녀는 항상 말투가 조용조용하고 낭랑한 편이었다. 그녀가 섹스할 때 이외에 이렇게 격앙된 말투로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나도 순간 움찔할 뻔 했지만 나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미리 생각해둔 변명을 꺼냈다. "야, 너 정말 무슨 소리하는거야? 내가 널 영호한테 팔아넘긴게 아니잖아. 내가 어젯밤에 분명히 물었잖아. 영호가 너랑 한번 하고 싶어하고, 그래서 너도 생각이 있느냐고. 넌 승낙했고, 난 그걸 이어준 것 뿐이야. 내가 못할 짓 한게 아니잖아. 좋은게 좋은거라고, 서로 잘 즐겼으면 된 거 아냐?" 입에서 튀어나오는 대로 지껄이고는 있었지만 사실 말이 안 된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었다. 양심도 쬐끔은 찔리네. 아놔, 영호 이 자식은 대체 뭘 하길래.... 내가 유미한테 이런 궁색한 변명 늘어놓는 일 없게 깔끔하게 처리했어야 하는거 아니냔 말야. 차라리 내가 났군. [서, 서로 잘 즐겼으면 된 거라구....? 너... 정말....] "기왕 이렇게 된거 좋게 생각하자는 거지. 너도 싫지는 않았잖아? 다른 남자랑 해보는거." [내가.... 내가 무슨 꼴 당했는지는 알아? 너, 너 정말... 실망했어. 이건... 이건 실망도 아냐. 니가 날 진짜로 좋아하는 건지도 이제 잘 모르겠어.] 유미는 제 혼자 할 말을 더듬더듬 뱉어내더니 전화를 끊어버렸다. 물론 지금 이 상황에서는 전화를 끊어주는게 되려 고맙다. 궁색한 변명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나는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고는 발을 쭉 뻗고 누웠다. 유미가 마지막에 한 말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 '야, 성유미. 너 그거 아냐?' 난 좋아하면 좋아할 수록 남의 손에 넘겨버리고 싶단 말이야. 그게 내 사랑법이거든. 일대일의 독점욕만이 전부가 아니란 말이지. 넌 평생 가도 이해를 못하겠지만. '당연히, 난 널 좋아하고 있지.' 영호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은 다음날 아침이 되고 나서였다. [하하, 미안하다. 전화가 좀 늦었지.] "그럼, 늦다마다 임마. 덕분에 내가 유미한테 변명하느라 얼마나 쩔쩔맸는 줄 알아?" [뭐? 유미가 너한테 전화를 했다구?] "어제 밤에 전화해서 뭐 어찌 이럴 수가 있냐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던데? 너 임마 대체 끝마무리를 어떻게 했길래 이러는 거야?" [하하하하하.....] 영호는 아무 말도 않고 거의 박장대소를 터뜨리며 웃기만 했다. "이 자식 이거 왜 이래?" [야, 민철아. 너 니 애인이 얼마나 말과 행동이 다른 여자인 줄 모르고 살았지? 하하하하.... 아니,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해야하나 이건? 여자들은 이래서 잘 알고 보면 참 재밌다니까. 하하하....] "뭐...? 그건 무슨 말이야?" [직접 보는게 더 재밌을 거야. 너 오늘 밤에 OO동 XX모텔로 와라. 색다르게 놀아보자구.] "뭔지는 말을 해주고 오라 가라 해야할 거 아냐?" [직접 보는게 더 재밌다니까. 일단 내가 찍은 사진들 메일로 좀 쐈으니까 맛배기로 그거나 좀 보고 있어.] "대체 뭘 찍었길래?" [연락 늦어진게 그거 찍는다고 늦은 거야. 처음엔 쉽게 찍어주지 않더라구. 생각보다 지조가 있던걸? 뭐, 그래봤자 겉치레 뿐인 지조였지만..... 암튼 너도 그 사진 보고 나면 유미가 했던 말이 얼마나 웃긴지 알 거야. 하하. 그럼 이따보자.] 영호는 거기까지만 말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나는 짜증스럽기보다는 오히려 궁금증이 치밀어 바로 PC를 켜고 메일함에서 영호가 보낸 사진들을 전송받았다. "에게...? 이게 뭐야?" 처음 압축파일을 풀자마자 파일 갯수를 본 나는 그만 황당해졌다. 큰소리 탕탕 치더니 영호가 보내준 압축파일에는 달랑 이미지 파일 열댓장 정도밖에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동영상은 있지도 않았다. 뭐 갯수를 따로 정해준 것은 아니지만 내가 민아를 촬영(?)한 것에 비하면 턱도 없는 양이었다. "이 자식 이거... 허세부린거야, 뭐야?" 나는 투덜거리면서도 압축이 풀린 폴더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정확히 이미지 파일만 해서 열여섯 장.... 뭐 어쨌든 그거라도 보기는 봐야겠지. 뭘 어떻게 갖고 놀았는지. 나는 아까보다는 한풀 꺾인 호기심으로 첫번째 이미지 파일을 클릭했다. 그리고, 파일이 모니터 화면의 비율에 맞추어 확대되었고.... 그 순간 나는 눈을 부릅 떴다. "......." 사진 속에는 물론, 두말 할 필요도 없이 나의 여자친구의 알몸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다만, 내가 놀란 점은 유미가 알몸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꽁꽁 묶여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양 손목에는 내가 유미를 방 침대에 묶어두고 나갈 때 사용했던 그 스테인리스 재질의 수갑이 그대로 채워져 있었다. 다만 내가 채웠을 때와 차이가 있다면, 그 때에는 수갑의 한 쪽을 그저 침대의 기둥 장식에 채워놓았을 뿐이지만 사진 속에서는 그 수갑이 그녀의 양 손목을 모두 결박하고 있어 팔의 움직임을 완전히 봉쇄했다는 점이었다. 영호가 열쇠로 기둥에 걸린 구멍을 풀고나서 다시 반대쪽 손목에 채운 것이 분명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쇳줄의 길이가 조절이 가능한 스테인리스 수갑의 기능을 활용해서 최대한 줄을 짧게 조여 양 손목을 단단히 붙게 해서 등 뒤로 돌려놓았고, 다음으로 양 다리를 뒤로 접게 하여 발목과 허벅지를 통째로 풀리지 않게 묶어버렸다. 게다가 그 상태에서 양 발목을 서로 연결시켜 팔목이 결박된 부분과 묶어버려서, 완전히 사지 전체가 등 뒤로 묶여버린 모습이었다. 한마디로, 손 하나 까딱할 수 없는 꼴이 된 것이다. 내 여자친구 유미는 사진 속에서 그런 꼴을 하고서, 헝겊으로 눈이 가려진 채 간신히 허벅지만을 살짝 벌리고는 캠코더의 화면을 향해 보지를 적나라하게 벌리고 누워있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영호의 강압에 의한 자세였을게 분명했다. 온 몸이 묶여 강제로 보지를 벌리고 있는 애인의 모습을 보니, 온갖 감정이 가슴 속에서 들끓었다. 아예 분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것보다는 나는 한 번도 경험해본적이 없는 여자친구의 끔찍할 정도로 야한 모습에 미친 듯이 흥분이 샘솟았다. 문득 민아를 거칠게 다룬 것에 대해 한순간 일말의 망설임을 느낀 내 자신이 후회되었다. 영호는 유미를 상대로 이런 것까지 하고 있었는데..... 평범한 섹스만 해놓고 오히려 일을 크게 벌렸다고 생각한 내 자신이 바보같을 지경이었다. 더 심한 것도 해봤어야 하는데.... 기묘하기 짝이 없는 경쟁심과 패배감을 느끼며 나는 다음 사진을 보았다. 다음 세 장의 사진 동안 내내 온갖 솜씨를 발휘한 묶기 사진들이 등장했다. M자형 다리묶기, 그리고 SM 플레이에서 가끔 보았던 귀갑 묶기와 본격적인 전신묶기까지... 이건 정말이지 한두번 묶어본 솜씨가 아니었다. 영호 자식, SM 에도 관심이 있었나? 밧줄로 압박된 두 유방이 팽팽하게 튀어나와 유두 끝이 살짝 붉어진 모습이 보였다. 수도 없이 만지고 빨아댄 내 여친의 젖가슴이었지만 이렇게 보니 미칠 듯이 섹시해보였다. 사진 속의 젖가슴을 당장이라도 씹어먹고 싶었다. 원래 그게 내 것이었다고 생각하니 흥분은 더더욱 배가 되었다. 사진 속에서 유미는 내내 헝겊으로 눈을 가리고 있었다. 대체 눈은 왜 가린 것일까? 어차피 우리끼리 볼 사진일 텐데. 얼굴의 일부를 가렸어도 평소 숱한 섹스를 나누었던 여자의 몸은 굴곡만 봐도 알아챌 수 있는 법이다. 나는 의아해하며 다음 사진으로 넘어갔다. "이, 이건 뭐야..." 당연히 모텔 속에서의 사진들이 전부일 거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그 다음 사진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모텔방의 형광등 불빛의 배경이 순식간에 초저녁의 어둑어둑한 노을빛으로 바뀌었고, 어느 한적한 공원의 인적 없는 벤치에 유미가 아니나다를까 방금 전까지의 사진처럼 팔다리가 모두 묶여있었다. 시간대가 저녁인걸로 보아 어제 저녁의 일이 분명했다. 유미에게서 전화가 온 것은 한밤중이었으니 내게 전화를 하기 전까지 내내 이런 사진을 같이 찍고 다녔던 것이다. 영호 이 자식... 진짜 징한 놈이다. 사진 속에서 유미가 의자에 묶여있는 구도는 매우 독특했다. 그 벤치는 보기 드문 1인용 벤치였는데, 학교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의자와 상당히 유사했다. 유미는 그 의자의 등받이에 배를 얹고는, 의자 뒤에서 앞으로 몸을 완전히 숙여 마치 스트레칭을 하듯이 의자를 감싸는 듯한 자세로 엎드려 있었고, 의자의 두 앞다리에는 그녀의 두 손목이, 뒷다리에는 그녀의 발목이 각각 연결되어 묶여있었다. 의자의 네 다리에 사지가 모두 결박당한채로 엎드려 있는 유미. 자세 덕분에 엉덩이가 가장 높이 치켜올라가 하늘을 향하고 있었고, 그 엉덩이 뒤에서 영호가 (사진 속에는 비록 얼굴이 나오지 않았지만) 유미의 잘록한 허리를 붙잡고 좆을 밀어넣으며 뒤치기를 하고 있었다. 한손으로는 유미의 허리를 잡고, 한손으로는 마치 셀카를 찍듯이 캠코더의 화면을 몸 쪽으로 기울이게 한 채로. '.........' 영호 이 자식은 정말 타고난 놈이다.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을 생각을 다 했을까? 그것도 야외에서..... 장소가 야외 공원이라는 점, 그리고 넋이 빠질 만큼 음란하고 독특한 자세, 그 주인공이 내 여친이라는 점 세 가지때문에 성욕이 주체할 수 없이 끓어올랐다. 다음 장면부터는 계속 야외에서 촬영한 사진들이 이어졌다. 공원 쉼터의 철봉에 몸을 묶어놓고 보지에 삽입하며 찍은 사진, 홀랑 벗은 몸을 잔디밭 위에 그대로 눕혀놓고 적나라하게 찍은 사진 등.... 숨이 턱턱 막히는 사진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파일의 갯수가 작다고 불평했던 것이 순식간에 무색해졌다. 이 새끼는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하는 놈이었단 말인가.... 그에 비해 단순히 미친듯이 찰칵찰칵 찍어대기만 했을 뿐, 모처럼 맘에 드는 년을 스와핑으로 먹었는데 아무 특별한 경험도 못해본 내가 또 한번 한심하게 느껴진다. 야외에서 촬영한 사진들이 한장씩 계속 다음장으로 넘어갔다. 열두번째 사진까지 다다랐을 때, 나는 문득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다. 위화감이 들었던 것이다. 그녀의 신체를 구속하고 있었던 밧줄들이 서서히 한 부위씩 풀려가고 있었다. 처음 모텔에서부터 시작했을 때는 완전히 전신이 꽁꽁 묶여 누군가 들어주지 않으면 걸을 수도 없었는데, 그 다음에는 허벅지가 풀려서 다리를 펴고 설 수 있게 되었다. 그저 야외에서 찍느라고 그런 줄로만 알았지만, 그 이후에 다시 다리를 묶은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오히려 그 다음에는 발목이 풀려서 다리를 벌리는 각도가 자유로워졌고, 급기야 그 다음으로 이어질 수록 귀갑묶기로 묶어놓았던 몸의 매듭이 하나씩 풀려나더니 열두번째 사진까지 와서는 마침내 양 손목의 구속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위의 결박이 풀렸다. 하지만 여전히 눈을 가린 헝겊만은 남아있었다. '점점 자유로운 사진이 되가고 있는 것 같은데... 착각인가?' 위화감의 정체는 유미에게서 느껴지는 표현의 자유도였다. 신체의 구속이 하나하나씩 풀려가면서 사진으로 전해지는 느낌은 마치.... 점점 더 그녀가 자발적으로 사진 촬영에 동조해가고 있는 것만 같은...... '설마.' 다음 열세번째 사진을 보았다. 팔이 구속된 상태에서 야외 화장실 변기 위에 쪼그리고 앉아 헝겊으로 눈을 가린채 변기 속으로 오줌을 싸고 있는 유미가 있었다. 오줌 줄기를 적나라하게 촬영한 것으로 보아 같은 화장실 칸막이 안으로 따라 들어간 것이 분명했다. 열네번째 사진을 열었다. 마침내 팔의 구속이 풀리고 모든 신체부위가 해방되었다. 하지만 유미는 자유로워진 팔다리로 변기 커버 위에 손을 짚고, 엉덩이를 이쪽으로 돌린 채 다리를 활짝 벌리고 자신의 번들번들한 보지구멍과 적갈색 똥구멍이 캠코더의 화면 안에 훤히 클로즈업되도록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물론.... 영호의 위협으로 강압에 못이겨 만들어낸 자세일 터이다. 하지만 나는 유미를 잘 알고 있었다. 사진 속의 그녀에게서는 왠지 협박에 못 이긴 부자연스러운 어색함보다는 자발적인 자연스러움이 묻어나오는 것 같았다. 이건 그냥 자괴감에서 오는 내 착각인가? 다음 열다섯번째 사진을 열었다. 나는 눈을 다시 한번 크게 떴다. 눈을 가린 헝겊이 마침내 떨어져 나온 것이다. 유미의 맨 얼굴이 사진 속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흥분으로 달아올라 벌개져 있었다. 물론 내가 민아의 얼굴을 전혀 가감없이 촬영한 것을 생각하면 전혀 뜻밖의 일은 아니지만, 여태껏 내내 가리고 있었던 얼굴을 공개했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나는 긴장된 속으로 열여섯번째 파일에 커서를 가져갔다. 이게 마지막 파일이었다. 내 느낌이 맞다면 이것은 영호의 의도된 연출이 분명했다. 이런 단계를 통해서 마지막에 녀석이 보여주고 싶어하는게 대체 뭘까? 나는 떨리는 손으로 마침내 마지막 이미지 파일을 열었다. 이제보니 여태까지의 파일에는 모두 파일의 제목이 있었다. 예를 들면, [모텔방에서], [다리묶고], [뒤치기하며], [잔디밭에서] 등 사진의 내용을 간략히 말해주는 제목들이. 그리고 파일명 앞에 1~16 까지의 번호를 붙여서 순서가 정렬되도록 해놓았다. 이것만 보아도 역시 영호가 자신의 의도로 사진의 순서를 보여주고 있는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파일의 제목은 단 세 글자였다. [스스로] 열린 이미지 사진 속 유미의 모습에 나는 얼이 빠졌다. 장소는 아까와 같은 야외 화장실이었다. 다만 지금 유미는 거울이 있는 세면대 위에 올라가 다리를 M자로 좌우로 벌리고 있었다. 한편 왼손은 두 손가락을 펴 자신의 보지를 스스로 활짝 벌리고 있었다. 그리고 오른손은.... 거울을 향해 캠코더를 들고 있었다. 사진 속에서 영호의 모습은 없었다. 유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자기 스스로 촬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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